언더우드선생동상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문화,유적
초여름의 공기가 아직 따뜻하던 어느 평일 오후, 신촌 연세대학교 교정 안쪽에서 언더우드 선생 동상을 마주했습니다. 붉은 벽돌 건물 사이로 이어진 길 끝에 우뚝 서 있는 동상은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대학 캠퍼스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도, 그 자리는 유난히 조용하고 단정했습니다. 주변 학생들이 잔디밭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동안, 묵직하게 서 있는 동상은 마치 한 세기의 시간을 지켜온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서양식 양복 차림의 동상 앞에 서니, 한국 근대 교육의 시작점이 바로 이곳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다가왔습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역사를 만난다는 건 늘 새로운 감동이었습니다.
1. 교정 안으로 이어지는 길
언더우드 선생 동상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캠퍼스 중앙광장 인근에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연세로를 따라 약 10분 정도 걸으면 정문에 도착합니다. 정문을 지나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더우드관’ 방향으로 안내판이 보이고, 그 옆에 동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차량 접근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합니다. 길을 걷는 동안 느껴지는 캠퍼스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가을이면 양 옆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고, 겨울에는 흰 눈 위로 동상의 실루엣이 선명히 드러난다고 합니다. 정문에서 동상까지 걷는 그 짧은 구간이 마치 시간 여행의 통로처럼 느껴졌습니다.
2. 동상 주변의 공간과 분위기
동상은 높지 않은 대리석 받침대 위에 세워져 있었고, 주변에는 잔디와 낮은 울타리가 둘러져 있었습니다. 바닥은 깨끗이 정돈되어 있었으며, 작은 명패에는 ‘Horace Grant Underwood 1859–1916’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동상 앞에는 늘 꽃 한 송이나 메모가 놓여 있었는데, 학생들이 그를 향한 존경의 마음을 표현한 흔적이었습니다. 근처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고,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살짝 흔들리며 동상의 어깨를 스치는 듯했습니다. 멀리서 들리는 종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져 공간 전체가 한결 차분했습니다. 바쁜 도심 속에서도 이곳은 묵상과 감사가 어울리는 특별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3. 언더우드의 발자취와 역사적 의미
언더우드 선교사는 1885년 조선에 들어와 교육과 의료, 인쇄사업 등 다방면에서 근대화를 이끈 인물입니다. 특히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경신학교’와 ‘연희전문학교’를 세워 한국 근대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그는 단순한 종교인이 아니라, 당시 조선 사회에 새로운 학문과 문화를 전한 교육자이자 개혁가였습니다. 그의 업적은 지금의 연세대학교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근대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동상 뒤편에는 그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는 비문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짧은 문장 속에서도 헌신과 신념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이 땅에 사랑을 심고자 했다”는 문구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한 사람의 열정이 한 나라의 역사를 바꿨다는 사실이 실감되었습니다.
4. 정성 어린 관리와 학생들의 기억
동상 주변은 관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잔디는 고르게 다듬어져 있었고, 돌계단 틈새까지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교내 관리 인력이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며, 동상 표면의 먼지를 닦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 역시 이곳을 단순한 기념물이 아닌 학교의 상징으로 여기는 듯했습니다. 졸업식 날이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서고, 새내기들은 입학 첫날 동상 앞에서 인사를 올리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자연스러운 행위들이 이 공간을 더욱 살아 있게 만들었습니다. 햇살이 기울 무렵, 동상의 그림자가 언더우드관 벽면에 길게 드리워지는 모습은 하루의 끝을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그 정돈된 풍경 속에서 오랜 시간의 흐름이 조용히 느껴졌습니다.
5. 주변의 역사적 연계 공간
동상을 둘러본 뒤에는 언더우드관과 연희관, 그리고 연세대학교 역사관을 함께 방문하면 좋습니다. 모두 가까운 거리 안에 있어 자연스럽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역사관 안에는 언더우드가 사용하던 인쇄기와 성경책, 당시의 교과서 복원본이 전시되어 있어 동상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문 쪽으로 내려가면 연세로 중심가가 이어지고, 카페와 서점, 소규모 갤러리들이 줄지어 있어 문화 산책에도 좋습니다. 또한 근처에는 ‘이화여자대학교’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있어 하루 코스로 근대 교육과 독립운동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신촌의 활기 속에서도 이 구역만큼은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6. 방문 시 유용한 팁
언더우드 선생 동상은 연세대학교 재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학기 중에는 차량 출입이 통제되므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합니다. 이른 아침이나 오후 늦은 시간대에 방문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한결 조용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나무 그늘이 많지만, 겨울에는 바람이 세게 불기 때문에 따뜻한 복장이 필요합니다. 동상 뒤편의 벤치에 앉아 있으면, 캠퍼스 종소리와 함께 주변의 잔잔한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은 자유롭지만, 학내 시설 이용 시 학생들의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신념이 남긴 흔적임을 기억하며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언더우드 선생 동상 앞에서 잠시 서 있었을 뿐인데,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는 듯했습니다. 그는 단지 한 시대를 대표한 인물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미래를 바꾼 사람이었습니다. 조용히 서 있는 동상은 말없이 그 정신을 전하고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그의 존재가 여전히 이 땅에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봄꽃이 피는 시기에 다시 찾아, 햇살 속에서 달라진 캠퍼스의 풍경과 함께 그 자리를 다시 바라보고 싶습니다. 언더우드 선생 동상은 서울의 수많은 문화유산 중에서도 ‘헌신과 믿음’이 오롯이 서 있는 장소였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